자신의 업무에만 집중하다 보면, 마음만 더 급해지기 일쑤다. 내가 중심이 돼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도 제쳐둔다. 당장 눈앞에 벌어질 일들에 매달려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쌓여버린 뒷 일은 포기하거나 그냥 다른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곤 한다. 마음만 앞서니, 현재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지 못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학교 당국이 보이고 있는 모습은 아닐는지 살펴본다. 이번 학기 영어캠프와 한국어교실의 운영은 어떠한가. 수익을 내야 하는 업무에만 집중해, 다른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한동대의 수익사업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어캠프에 스텝으로 참여한 학생들과 창조관에 살게 될 학생들 그리고 한동대에 오는 베트남 유학생들까지 학교 리더십은 본인 중심에서 벗어나 주변을 면밀히 둘러봤는지. 또한, 목적 달성을 위해 영어캠프 근로시간과 근로환경 등 내부적 방식은 확인해봤는지. 한국어교실의 공간과 인력이 부족함에도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했는지. 다른 문화권 학생들이 한 공간에 같이 살게 될 것을 미리 공지했는지. 이로 인한 여러 민원과 불만을 미리 생각해본 적은 있는지. 여러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쌓여버린 뒷 일은 현재 불협화음을 낳고 있다. 학교 당국의 성급한 행정처리와 미흡한 대처는 주변인에게 실망을 계속 안겨주고 있다. 학교 리더십은 잠시 중심에서 내려와 주변인들과 함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근본적인 해결책에 접근해야 할 때다. 영어캠프에서 본질적 질문은 무엇인가. 학생들의 봉사 정신이 부족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봉사 정신이라는 명분으로 학생들의 노동이 과도하게 이용됐기 때문일까. 한국어교실에 대한 본질적 질문도 던져보자. 베트남 유학생들에 대한 한동대 학생들의 이해와 배려가 부족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두 문화의 학생들이 공존할 수 있는 제도와 방안이 미리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어떤 질문을 던지냐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진다. 과연 영어캠프의 대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었을까. 19년도 겨울 영어캠프 스텝 모집 방식이 봉사자 모집 형태로 바뀌었다. 일한 것에 대한 소정의 활동비가 주어진다지만 스텝들의 사과문도 거부된 것을 보면, 이전 스텝들의 과도한 노동실태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어교실은 본질적인 질문조차 던지지 못하고 있었다. 학기 중반이 넘어서야, 학생들의 빗발치는 민원에 의해 그 심각성을 깨우치고 있다. 3-4기 베트남 유학생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본질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이 좁은 캠퍼스에 외국인 유학생과 한동대학생이 어떻게 같이 지낼 수 있을지, 교내 공간 사용 및 이용수칙, 생활관제도 등에 대한 학내 의견수렴 등을 말이다. 11월 7일 수요일 베트남 유학생에 관한 설명회가 열린다는데, 한동대 학생들에게 베트남 유학생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구하는 자리가 되질 않길 바라며 주변인들과 함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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