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 아침,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KT 아현지사 건물의 지하 통신구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근방의 KT망을 사용하는 유·무선 통신장치 등이 장시간 먹통에 빠졌다. 그 결과, 개인의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이용하는 KT IPTV, 소상공인이 사용하는 신용카드 단말기 등을 장시간 사용할 수 없어 수많은 사람의 불편을 유발시켰다. KT통신사를 이용하는 수많은 개인이 휴대전화 이용이 차단되자 공중전화부스에 긴 줄이 생기는 진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심지어, 인근 의료기관과 약국은 KT통신망이 끊겨 병원 내부 호출, 외부전화 등이 먹통이 돼 내원환자 진료나, 전산시스템 이용에 차질이 발생했다. KT 아현지사 화재로 군에서 사용하는 KT 임대 회선이 일부 손실됐다. 이번 사건으로 유·무선 통신망 관리의 중요성과 유·무선 통신망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착돼 있는지 깨닫게 해줬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KT 아현지사의 화재 원인은 무엇일까? 12월 5일 현재, 정확한 KT 아현지사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재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몇 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통신구 안에 부재했던 스프링클러, 화재 현장 근무자가 단 2명이었다는 것 등이다. 필자는 이번 KT 아현지사 화재는 충분히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 이유는 지난 10월 7일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휘발유 탱크에서 발생한 대형화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저유소는 인근에서 날아온 풍등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지만 외부에 감지센서가 하나도 없고, 탱크 주위에 불이 잘 붙는 잔디가 깔려 있는 등 화재를 막을 수 있었던 요소들이 다수 밝혀졌다.

 작년 11월, 한동대는 진도 5.4 지진에도 사망자 없이 소수의 부상자만이 발생했다. 한동대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경주지진 이후 자발적으로 지진 매뉴얼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도 현명하게 대처를 하기만 한다면 크나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많은 단체나 개인이 이러한 사건과 사고를 남몰라 하며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KT 아현지사나, 대한송유관공사, 고시원 등 최근 몇 개월 내 화재가 났던 곳의 공통점이 충분히 화재를 그전부터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과거부터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점으로 제시됐던 ‘안전불감증’에 대해 사회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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