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반복되는 학생회관의 음식들, 밤마다 시켜 먹는 야식들로는 식(食)으로부터 오는 만족을 느끼기에 부족하다. 이런 우리들에게, 가끔은 얼큰하고 구수한 한식으로 속을 채울 필요가 있다. 팀프로젝트와 과제에 지쳐가는 한동인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한식들을 찾아봤다.

 

일러스트 정지은 기자 chungje@hgupress.com

 

# 가끔 집밥이 먹고 싶을 때, 양덕조림 | 포항시 북구 장량로 245, 세차장 근처

사진 김정원 기자 kimjw@hgupress.com

하나로 마트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가면, 고학번들에게 익숙한 셀프 세차장 앞에 도착한다. 버스 꽁무니를 따라 5분 정도 걷다 보면 빨간 간판과 함께 ‘양덕조림’이라는 큰 글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넓은 실내와 훤히 보이는 주방이 눈에 띈다. 정성과 친절이 최고라는 사장님의 신념 때문일까, 식당으로 들어가면 고향 집에 온 듯 분위기가 퍽 따스하다. 큰 테이블이 10개 정도 들어가는 넓은 식당이지만 점심시간에는 손님으로 가득 차니, 기다리지 않으려면 점심 시간대를 피하는 것이 좋다.

양덕조림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고등어조림(9천 원)과 두부조림(7천 원)이다. 불을 줄이지 않고 센 불로 계속 조리하는 고등어조림은 살 안까지 양념이 잘 배어 있으면서도 뭉개지지 않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을 자랑한다. 사장님의 고향인 강원도 두부를 변형시켰다는 두부조림도 매콤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조림 국물은 매운맛이 강한 편이나, 함께 나오는 숭늉을 두어 번 들이켜면 금방 매운맛이 가라앉는다. 오이무침과 어묵볶음 등 매일 아침 직접 만드는 예닐곱 가지 반찬은 삼삼한 맛이 있어 비교적 자극적인 조림과 잘 어울리는 편. 전체적으로 먹기에 부담 없는 집밥 같다. 기숙 생활에 지쳐 집밥이 먹고 싶을 때, 매콤달짝한 고등어조림에 위를 맡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양덕조림에선 매운 맛이 세 단계로 나눠져 있고, 가장 매운 단계를 기본 맵기로 제공한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면 기호에 따라 조절해서 먹을 것. 메뉴판에는 없지만 한 단계 더 매운맛도 주문할 수 있으니 매운맛 마니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학생들은 공깃밥 리필이 무료라는 사장님의 애정 어린 귀띔도 놓치지 말자.

 


# 뜨거운 국물이 주는 시원함, 큰손 칼국수 | 포항시 북구 천마로 46번길 12-28, 토시래 골목

사진 연혜은 기자 yhe@hgupress.com

비 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칼국수의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외부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큰손 칼국수는 양덕 토시래 골목에 위치해 있다. 궁물촌에서 내려 커피유야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토시래 사이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아담한 가게 안에는 빨간 의자들과 8개의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고, 푸근한 인상의 사장님이 면을 뽑고 계신다.

메뉴는 깊고 구수한 맛의 해물 칼국수(7천 원)와 맵고 시원한 맛의 얼큰 해물 칼국수(7천 원)가 있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둘 다 같지만, 처음 오는 손님에게는 해물 칼국수를 추천하신다는 사장님. 반죽할 때 들어가는 콩가루의 구수함이 해물 칼국수엔 그대로 배어 나와,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매일 홍두깨로 손수 반죽을 밀고 작두로 썰어서 면을 준비하기 때문에, 흔히 먹는 면발보다 훨씬 쫄깃하고 부드럽다. 간혹 면이 떨어져서 돌아가는 손님들도 있다고 하는데, 특히 비 오는 날에는 오후 1시에 재료가 동난 적도 있을 정도. 2인분이라 적혀 있지만 양은 두 명이서 먹어도 남을 정도로 푸짐하다. 손님이 맛있게 먹으면 그렇게 좋을 수 없다는 사장님의 푸짐한 마음과 함께 칼국수를 먹고 나면, 어느샌가 몸과 마음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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