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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기사승인 2019.12.03  23: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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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끝은 결혼 아니면 헤어짐이다. 대부분의 20대 초반의 연애는 헤어짐이라는 아픈 현실이 다가올 것을 알면서 시작한다. 몇몇 연인들은 20대 초반부터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까지 가지만, 대부분의 연인들은 결혼으로 가는 길목에서 누군가 한 명이 이탈하고 만다. 모든 연인들이 처음의 감정처럼 영원히 살아간다면, 세상에 슬픈 이별 노래가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헤어짐이라는 단계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하고 예상 가능한 단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라는 존재는 태초부터 존재했던 본성과 싸우기에는 너무 나약하고 별 볼 일 없는 존재이다. 본성은 너무나도 강력하면서 아름다운 감성이다. 본성이 아니라 이성만이 인간의 모든 것이었다면, 세상은 차갑기만 했을 것이다. 매 순간 본성과 이성의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늘 안타까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제 나도 헤어짐이라는 단계에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이 생각나고 미안하다. 늘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많은 것들을 해줄 수 있었던 것 같고 아직도 더 많은 것들을 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제 나는 떠나야 한다. 더 이상 나는 이곳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어디에선가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다른 곳에서 또 의미를 찾아가면 살아가겠지만, 잊기 힘든 기억이 될 것이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고 어느 순간 이 슬펐던 감정도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이 추억은 사라지지 않고 내 기억 속에 자그마한 곳에서 언제까지 존재할 것이다.


힘들었지만, 좋아했다. 그러한 감정들을 부정할 때도 있었지만, 힘들면서도 그 길을 갔던 이유는 좋아했기 때문이다. 가끔은 나에게 해준 것이 없다고도 생각했고, 나만 사랑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니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것이었다.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라는 악동뮤지션의 노래 같이 이별까지 사랑하지는 못하겠지만, 미워하지는 않는다. 미워하기에는 많이 소중했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 후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최선을 다했어도 후회가 생긴다.


2년 동안 있었던 한동신문사를 떠나야만 한다. 그러한 사실이 슬프기도 하지만 더 좋은 편집국장이 더 잘해줄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떠나야만 한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쏟았고, 많은 것들을 한 것 같은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역대 많은 편집국장들 중에 가장 이상한 편집국장이었을 수도 있다. 매번 싫어한다고 했었는데, 떠날 때가 되니까 그 빈자리가 걱정이 된다. 하지만, 내가 없는 한동신문사가 더 잘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이 이별을 받아들일 것이다. 감사합니다.

노대영 편집국장 rohdy@hgupress.com

<저작권자 © 한동대학교학보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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