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희
(공간시스템, 17)

대학(大學),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하고 철학을 논하는 학문의 상아탑. 스무 살, 때 묻지 않았던 순수하고 열정 넘쳤던 내가 대학에 진학했다. “으악, 늦었다!” 6시에 일어나는 게 아무렇지 않았던 나는 9시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에 부스스한 모습으로 열심히 달려간다. 전공, 교양, 실험, 과제, 과제, 과제. “시험 끝났는데 술 한잔 기?” “불금인데 뭐하냐? 클럽 가자!” 끝없는 과제를 처리하고 있던 나에게 친구들이 물어온다. 그러면 하고 있던 과제를 제쳐 두고 밖으로 나가던 나였다. 그렇게 한 학기를 보내고 있었다. MT, 술 문화, 유흥, 산더미 같았던 과제를 빼놓고는 나의 스무 살 첫 대학생활을 논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학기가 끝나고 고향에 내려간 나는 개강이 다가올수록 고민과 근심이 커졌다. 과연 이게 맞는 걸까? 하는 물음이 스스로 꼬리를 물고 늘어져 나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결국, 나는 휴학을 선택하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들고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무엇을 하고 살지, 내 전공이 정말 좋아서 하는 것인지, 내 비전이 무엇인지 찾는 여행이었다. 질문을 던지며 시작했던 여행에 종착지는 한동대학교였다.
여행으로 다소 지쳤었던 나는 한동대에 입학하면서 첫 대학생활과는 사뭇 다른 가치관으로 학교에 다녔다. 한동대학교는 다른 일반 대학과는 조금 다르다. 기독교대학, 무전공 입학, RC, 수많은 팀별 과제 등 일반 대학과 구별된 점들이 많다. 특히, 다른 대학에 있었던 내가 느끼기에는 기독교 신앙을 기초로 모든 학문을 시작하며, 무전공으로 들어와 자신의 비전을 찾아가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이다. 기독교 신앙 기초 수업을 들으면 단순히 졸업을 위한 강의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는 기독교적인 기초가 부족했기에 튼튼한 코너스톤을 세우는 데 매우 도움이 되었고, 그저 먼 꿈이라 여겼던 추상적인 생각들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비전과 그 분의 지혜를 통해 구체화되고 확신이 생겼다.
만약 내가 지금까지 계속 다른 대학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남들이 하니까 나도 약대를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공부는 시험을 잘 치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고, 과제는 점수를 채우기 위해서 하는 것. 적어도 스무 살의 나에게 공부는 그랬다. 하지만 한동대학교에서 그 생각이 완전히 깨졌다. 공부는 비전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지, 시험을 치기 위해, 점수를 잘 받기 위해 하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또한, 나와 거리가 멀다고 느꼈던 철학, 인문학을 배우면서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그것을 탐구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일인지 배웠다. 모든 학문적 기초에 철학과 인문학이 깔려야 하는데 그것의 중심에 하나님의 복음을 담는 것이야 말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멋지고 빠른 방법이었다. 그것을 가르쳐준 곳이 하나님의 대학 한동대학교였고, 내가 다른 대학에서 절대 배우지 못했을 것이기도 하다.
진리를 어떻게 탐구하고 어떤 관점으로 연구할 것인가에는 명확하고 튼튼한 뿌리를 가진 가치관이 필요하다. 아직 내 가치관이 확립되어 있지 않았던 스무 살의 나에게 복음이 가르쳐주는 진리와 철학을 채우는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한동대만의 독특한 교육이었다.
앞으로 나는 이 대학을 다니며 세상의 가치와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며, 그것들이 나의 기독교적 가치관과 부딪히는 것을 경험할 것이고 이를 지키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깨닫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한동대학교를 사랑하는 이유는 세상을 바라보는 내 가치관을 완전히 바꿔 버리신 하나님의 대학이기 때문이다. 그 분의 지혜를 배우고 진리를 쫓으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오늘도 나는 한동대를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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